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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어떤 인생> (2022) - 올리버 허머너스/ 글.지니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12-26 49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리빙: 어떤 인생> (2022) - 감독 올리버 허머너스/ 글.지니





 이 영화는 30년 차 런던시청공무원인 윌리엄스씨의 이야기이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며 집과 직장을 오가는 생활을 하던 그의 일상에 균열을 주는 일이 발생했다. 시한부를 선고받고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그럼에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지 못하는 윌리엄스. 우연히 만난 극작가, 시청 직원 마가렛과의 만남 속에 의미 있게 생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오랜만에 출근한 그는 오래 묵은 민원 서류를 꺼내 든다. 그리고 비가 오는데도 직원들을 데리고 현장을 가는 모습은 본인의 틀을 깨는 상징적인 장면인 것 같다. 하지만 관료주의 폐단이 깊숙하게 뿌리박힌 공무원 사회가 주인공의 의미 있는 일에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자 하는 일의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게 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가 어떤 삶을 살 수 있느냐에 대한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에게 훌륭한 청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또한 자기가 평생 해왔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해내고자 하는 사람을 다룬 영화여서 참 좋았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자신이 평생 사랑해온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2년작인 <이키루>의 원작을 기획, 캐스팅, 그리고 각본까지 담당하여 열정을 쏟았다. <캐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등 수많은 명작을 제작한 스티븐 울리와의 저녁 식사에서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의 배우 빌 나이를 만난 가즈오 이시구로는 빌 나이를 주인공으로 <이키루>를 리메이크할 것을 제안하여 195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대배우 빌 나이의 연기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깊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고 별도의 액션이 없어도 분위기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권위 있는 많은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2023년 LA 비평가협회 최우수 주연상, 런던 비평가 협회상 최우수 영국 배우상을 받았다. 

 월급을 받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정작 놓치고 있는 것들이 없는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인데 의미 없이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었다는 점에서 훌륭하였다. 사는 것이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허전하고 텅 빈 인생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어떤 목표를 위해 매일 애쓰는 건지 확신할 수 없는 날들이 찾아오면 우리의 작은 놀이터가 완성된 순간에 느꼈던 소박한 보람을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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