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컨버세이션 (2021) - 감독 김덕중
영화 제목 그대로 세 명의 여자, 세 명이 남자들이 등장하여 대화를 주고받는다. 1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어지는 대화는 다양한 상황들, 두 명, 세 명 또는 한 명이 등장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영화는 바닷물에서 짠맛을 다 제거한 민물의 느낌 민물 중에서도 흐르는 물이 아닌 깊은 산골 작은 저수지의 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자칫 몸이 피곤한 상태이거나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잠에 빠져들 수 있다.
대화로만 이어진 영화의 재미를 아는 나로서도 몇 번 그런 잠에 빠져들었다가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한 감정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것은 어쩌면 대화를 나누는 거 같지만 자기 생각, 감정만 쏟아내거나, 상대의 그것들을 고집스럽게 받아들이길 거부하거나, 자기 생각이나 감정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그 반대로 행동하면서 결국, 서로에게 가 닿지 못하며 빙빙 돌기만 하는 상황들에서 오는 불쾌함, 불편함에서 비롯된 거 같다.
말하자면, 대화가 아닌 대화가 가득한 영화라고나 할까.
불편한 감정도 때론 삶에 약이 되는 법이니 약 한 첩 드셔볼 분들은 보셔도 좋을 듯하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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