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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 타르 (2022) - 토드 필드/ 글.박옥자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3-04 105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TAR 타르>(2022) - 감독 토드 필드


예술예술가 사이




 엔딩크레딧 같은, 흔치 않은 오프닝씬부터 남다른 영화 는 티저 영상에 들어있는 ‘말러 5번 교향곡’이 귓가를 울리는 음악영화는 아니다. 최정상에 오른 예술가가 권력과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한 인간의 파멸 이야기이다. 문화계의 그랜드슬램 격인 EGOT(에미,그래미,오스카,토니) 수상자라는 화려한 이력의 예술가 리디아 타르를 소개하는 인터뷰 씬, 줄리아드음대 강연에서 리디아가 학생을 설득하는 씬, 영화 초반의 이 두 개의 씨퀀스는 영화 의 주제를 관통하며, 10여 분의 롱테이크 씬은 가히 압권이다. 

 연주회장에서 시간을 통제하는 지휘자로서의 리디아는 권력을 이용해 모든 걸 통제하고 싶어 하는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리디아 타르라는 인물의 주목할 점은 레즈비언으로 같은 악단의 수석 주자와 커밍아웃 상태라는 것이다. 모든 걸 장악하고 싶어 하는 리디아가 부임한 악단의 수석 단원을 가까이하는 것, 또한 수석 단원이 악단을 통제하는 지휘자와 최상의 측근으로 자리매김하는 관계인 건 이상한 일이 아님을, 동성애자라는 캐릭터 때문에 퀴어 영화로 오해하는 관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감독의 의도대로 레즈비언 행태의 영상은 거의 보이지 않으며 리디아라는 예술가에 집중할 뿐 젠더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예술과 예술가를 분리할 것인지 동일시할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감독은 위대함과 추문이 함께했던 몇몇 음악인들을 언급한다. 리디아의 욕망은 과거 단원이었던 크리스타의 죽음으로 서서히 위기에 몰리게 되고 캔슬 컬쳐(cancel culture)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벼랑 끝에 서게 된다. 정상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리디아가 낯선 타국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영화후반부, 폐인이 아닌 예술이라는 심지를 잃지 않은 리디아의 모습에 안도했다. 단지, 정상의 자리에서 시간을 통제하던 리디아가 아닌 시간의 통제를 받는 리디아 일지라도.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매니페스토(manifesto)>에서 1인 13인 역의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당시에도 큰 화제였다. 그러니 영화 속 타르의 이력에 뒤지지 않는 케이트 블란쳇이 어느 장르에서 어떤 연기를 해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빛나는, 158분의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이끌어가는 케이트 블란쳇은 많은 대사, 은유, 모호함으로 감추어진 감독의 불친절함을 상쇄시킨다. 영화 <피닉스>에서 인상 깊었던 독일의 국민 배우, 샤론 역의 니나 호스 또한 리디아에 가려지지 않는 보석 같은 조연이다. 고전음악이 소재로 사용되어 전문 음악인들 이름과 음악 이론이 자주 언급되지만, 굳이 클래식 음악 팬이 아니더라도 감독의 촘촘한 연출과 배우들의 충만한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 이다.

P.S <TAR 타르>라는 제목은 ART와 RAT의 애나그램(anagram)이다.   
     리디아 타르는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박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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