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닫기
서브메뉴

관객동아리 리뷰

home > 게시판 > 관객동아리 리뷰

<장기자랑> (2022) - 이소현 / 글.지니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3-04-14 89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장기자랑> (2022) - 감독 이소현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아이를 기억하고 싶은 엄마들의 힘찬 날갯짓 




 2022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일정상 보지 못했던 <장기자랑>이 개봉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엄마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영화를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국가가 책임져주지 않는 세월호 참사 9주년이 다가온다. 안타까운 인명피해와 사회적 불안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가도 이내 잊힌다. 세월호 참사가 뭐가 특별하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공공의 책임인 사회적 재난은 철저하게 평가되고 원인이 규명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참사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중이다. 어느새 반년이 되어가는 10.29 이태원 참사 역시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진상은 규명되지 않았다. 재난 혹은 그 이후를 다룬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감정들은 남겨진 이들의 원통함이다.

 이 영화는 세월호 사건 이후 희생자 유가족이신 어머님들이 단원을 모집하는 과정부터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까지를 다루고 있다.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이라고 해서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될 거라는 생각은 기우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전형에서 벗어나 무대를 앞두고 저마다의 배역을 갖게 된 엄마들이 서로의 역할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이거나 또 그러다가 화해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 엄마들이 연극을 하는 이유는 나라가 책임져주지 않아 그들 곁을 떠난 자식들을 기억하고, 나아가 사회나 국가가 명확히 해주지 않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운동의 일환이다. 

 세월호 연극에 설정된 등장인물의 특징과 성격이 이 연극에 참여하는 엄마의 자녀와 같은 성격과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식들의 꿈을 연극을 통해서 부활시키는 것 같아서 희생당한 아이가 엄마와 연극을 하는 시간만큼은 살아 있은듯했다. 엄마들이 단원고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같이 연극에 참여한 어머니 중 생존 학생의 어머님도 계셨는데 피해 학생 못지않게 생존한 아이들도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남은 자의 고통 속에서 힘든 삶들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며칠 후면 세월호 9주기를 맞이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힘이 들까? 세월호 선장, 해경, 박근혜 정부가 꾸물거리지 않고 구조작업에 따른 대처를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많은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세월호 같은 사회적 재난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참사의 원인이 철저히 구명되고 책임자를 처벌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10.29 이태원 참사를 보더라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가 있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지니
..이 게시물을 블로그/카페로 소스 퍼가기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이전글 <여섯 개의 밤> (2022) - 최창환 / 글.박정아 2023-04-14
다음글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2021) - 애나 릴리 아미푸르 / 글.도라 2023-04-13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