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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지는 밤> (2020) - 김종관,장건재/ 글. 심규문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10-06 211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달이 지는 밤> (2020) - 감독 김종관,장건재





 흔히 ‘달밤’을 생각하면 동산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는 흰 달이나 밤하늘을 환히 비추어주는 달이 연상된다. 그래서 ‘달이 지는 밤’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조금 생경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생경함을 ‘떠남’과 ‘떠난 자리’ 그리고 ‘남겨진 이들’에 대한 영상으로 관객을 비춰준다. 

 <달이 지는 밤>은 무주산골영화제에서 기획 제작한 프로젝트로 김종관, 장건재 두 감독이 각각 연출한 두 편의 영화가 옴니버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무주의 겨울을 배경으로, 두 번째 이야기는 무주의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떠난 한 사람과 남겨진 한 사람의 이야기를 처연한 적막이 감도는 한 채의 집안에서 하고 있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무주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고향을 떠난 많은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일상의 생활 속에서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두 편 이야기의 이어짐이 떠남과 남겨짐에 대해 카메라를 줌인에서 줌아웃으로 옮겨가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고 김종관, 장건재 감독이 지닌 연출의 개성도 느끼게 해주었다.

 요즘은 대개 병원과 요양원 같은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별도의 장소에서 영혼을 보내는 장례를 치르게 되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들의 삶의 거주 공간이 바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과 이별 의식이 이루어진 곳이었다. 조금 더 확장해 생각하면 우리가 사는 동네의 골목 골목과 지역의 이곳저곳은 떠난 이들의 발길이 머물고 노닐었던 공간들이다. 

 우리들의 어눌한 현세의 감각 속에서 그들은 비록 눈앞에서는 사라졌지만, 영화에서처럼 새로운 형태로 한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원한 세월 속에서 떠남과 남겨짐을 반복하며 긴 행렬의 사람들이 걸어가는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반백을 넘은 나는 어쩌면 이미 떠남과 남겨짐 그 중간에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무주를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는 좋은 영화를 산골영화제에서 만든 느낌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심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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