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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2020) - 감독 김정인/ 글. 톰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5-13 359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학교 가는 길> (2020) / 김정인


평범한 엄마, 투사의 길을 걷다




만약 리뷰를 읽는 독자께서 자녀가 발달장애로 일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많은 사람으로부터 차별과 멸시를 당하고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또한 어린 자녀가 왕복 4시간 동안 버스 속에서 힘겹게 특수학교로 통학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대부분 상상하기 싫겠지만 이러한 냉혹한 현실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어느 엄마들의 이야기다.
 
서울 강서구 폐교된 초등학교 용지에 특수학교를 설치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주민들은 허준을 길러낸 가양동에 한방병원을 지어야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 반대를 주장한다.

토론회가 열리는 날 반대 측 주민들의 거친 항의와 수많은 욕설이 난무하며 장애인은 떠나라고 외침이 들린다. 발달장애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들이 얼마나 강한지…. 마음이 편하지 않다.

도대체 시골도 아닌 서울의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초등학교가 폐교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서울 강서구 가양동은 1990년대 영세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단지를 조성하였고 단지 내에 초등학교를 세웠지만, 일반 분양아파트 거주 학부모들이 임대아파트 거주 학생들과 함께 공부시킬 수 없다는 요구에 밀려 학교의 학군을 임대아파트단지로 묶는 바람에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한 학생 수가 급감, 결국 폐교되었다. 

우리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과 멸시, 마치 동물 세계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며 다른 무리를 공격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인권이 중요시되고 약자가 보호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도 갈 길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지극히 평범하고 온순한 엄마들이지만 혼자 서기 힘든 아이들이 척박한 교육 현실 속에서 내팽개치는데 분노하고 삭발하며 온몸을 다해 열심히 투쟁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함께 눈물 흘리며 서로 위로하고 힘이 되어 주는 모습들은 내 가슴에 경종을 울려 준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살해하는 형, 보살피는데 너무 힘들어 가족들이 함께 자살하는 사건 등 언론에 자주 오르는 이유는 그만큼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가는지를 바로 보여주고 있다.

“자녀보다 늦게 죽었으면 좋겠다.” 어느 엄마의 인터뷰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그럼에도 “아이 덕분에 행복하다.”, “인생을 겸손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 간에 화목해졌다”라는 희망의 말들은 행복의 진정한 기준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최근 사회문제로 드러나는 고독사….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지만 대화할 상대가 없다. 지금 우리는 큰 위기를 겪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도 건전하지도 못하다는 결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체계적인 교육 강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배려 정책이 요구된다.

끝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열심히 투쟁했던 엄마들…. 비록 자녀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했지만 힘든 투쟁이 있었기에 힘겹게 살아가고 계시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다른 부모님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이 투쟁 멈추지 않고 우리 사회가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중심이되어 주시길 바라본다. 엄마라는 이름은 참으로 위대하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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