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첫번째 아이> (2021) - 감독 허정재
‘첫번째 아이’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어떤 느낌이 드는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막 출산한 엄마, 아이를 마주하는 그 순간, 그때의 감격, 가족들의 환영과 축하 이런 것들이 있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그 단계 이후의, 14개월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정아와 우석의 이야기이다.
그 첫 아이를 봐주던 친정엄마가 쓰러졌다. 어렵사리 보모를 구했다. 그 보모와 문제가 생겼고, 겨우겨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 잠시. 며칠.
회사는 새로운 일을 추진하느라 야근을 수시로 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매번 그럴 수 없는 처지 아이를 돌봐야 하는 때엔 남편보다는 아내가 더 나서야 하는 형편 남편은 남편대로 애쓰고 있다고 하지만 왠지 나 혼자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
둘째 계획은 아직 없다는 말에 잘 생각했다며, 아이는 엄마의 사랑이 있어야 키운다고 말하는 팀장
정아는 과연 사랑만 가지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휴직하다가 복직하니 제 자리를 찾은 거 같다고 말한 정아는, 이런 조건 속에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생각나는, 마음을 매우 무겁게 하는 영화였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이 묵직함을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좋겠다. 세상 속 정아가 홀로 서 있는 상황이 줄어들 수 있도록.
- 관객동아리 씨네몽, 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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