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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2022) - 신수원/ 글. 프리다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2-05-31 121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오마주> (2022) - 감독 신수원





 가고 싶은 길, 꿈이 있다.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설사 결국 닿을 수 없다 하더라도 꼭 가고 싶은 길, 반드시 이룬다는 보장이 없어도 품고 싶은 꿈이다. 그녀들이 가고자 하는 길, 꿈은 영화를 만드는 것. 60년 전의 그녀도, 2022년의 그녀도 그렇다. 허나 모두에게 쉽지 않은 길이다.

 “진숙이, 꼭 판사가 되어야만 하겠어? 여자는 주부가 되는 게 제일 행복한 게 아닐까?”
 60년 전 그녀는, 〈오마주〉 속 영화 ‘여판사’에서 남편이 아내 진숙에게 던지는 대사처럼 여자가 살림이나 하지 무슨 영화감독이냐는 폭력이 다반사였던 시절을 살았다.

 그때보다야 한결 나아졌으나 2022년의 그녀에게도 영화감독으로서의 길은 쉽지 않다. 꿈꾸는 여인과 살아서 외롭다는 남편, 애정결핍이라며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을 요구하는 아들까지…. 영화감독의 일과 아내이자 엄마로서 해야 하는 가사노동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종종거려야 하는 삶이다.

 영화 〈오마주〉는 이렇듯 자신의 꿈을 가졌던 그녀들에 대한 헌사다. 프랑스어로 ‘존경’을 의미하는 오마주(homage). 다른 작가나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대사나 장면 등을 넣어 인용하는 것을 이른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오마주〉는 제목에 충실하다.

 지완(이정은 분)은 10년 넘도록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영화감독이다. 세 번째 작품 역시 망했다. 남편 상우(권해효 분)는 영화를 10년씩이나 했으면 카드값 정도는 벌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비아냥댄다. 아들 보람(탕준상 분)은 냉정하게 말한다. 엄마 영화는 재미없다고…. <어벤저스>처럼 재밌는 영화를 만들라고. 그런 그녀에게 아르바이트 제안이 들어온다. “〈여판사〉라고…. 감독님께서 더빙을 좀 맡아주시면 어떨지...” 

 그렇게 해서 1960년대 여성 감독의 영화를 복원하게 되는 지완. 영화는 사라진 필름을 찾는 지완을 따라가며, 한국 1세대 여성 영화인들의 삶을 스크린에 되살린다. 영화에 대한 사랑,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가웠던 차별의 벽 앞에서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사그라든 선배 감독에 대해 안타까움과 깊은 애정을 담았다. 더불어 꼭 ‘영화’가 아니어도 무언가를 꿈꾸며 담대하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도 전한다. 

 적절한 유머와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 배우들 간의 합도 빛난다. 덕분에 영화 속 안타까운 현실과는 달리 보는 내내 유쾌하고 따뜻하다. 무엇보다 엄마이자 아내이자 영화감독으로 살아가는 지완을 눈빛과 표정만으로 구체적으로 만들어 낸 이정은의 연기가 참 좋다. 특히 식탁 앞이나 소파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되’와 ‘돼’를 고민하는 지완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배우 이정은의 힘이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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