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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2020) - 감독 윤재호 / 글. 해밀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전주영화제작소 2021-03-19 593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개봉작 리뷰 ]
 <파이터> (2020) / 윤재호





 회색빛 도심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한 여자가 집을 구한다. 짐을 풀고 전화로 ‘별이 오빠’에게 하나원에서 나와 방을 구한 소식을 전하며 어떤 일의 진행을 묻고 일자리를 부탁한다.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면서도 복싱장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자리 하나를 더 구한다. 여자는 돈이 필요하다. 

 복싱장에서 종종 넋을 잃고 연습 장면을 바라보는 여자는 탈북민 ‘진아’다. 탈북 이전 사회에서 군인이었던 그녀는 복싱 코치인 태수의 눈에 띈다. 관장 역시 가능성을 알아보고 프로 무대에 데뷔시키려 스폰서를 구해 링 위에 올리지만, 여러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던 중 별이 오빠에게 들은 누군가의 주소지를 찾아가 한 중년 여자를 훔쳐보다 도망친다. 12살 때 자신과 아빠를 버리고 탈북하여 가끔 돈을 보내 줬을 뿐 소식 한번 묻지 않던 생모의 모습. 세련된 외모와 옷, 비싸 보이는 자동차와 매너 좋은 남편, 청소년기의 딸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을 누리며 사는 듯한 삶은 윤택해 보인다. 그녀는 진아가 언제 왔는지, 북의 남편이 중국에 있으며 곧 들어올 거라는 얘기를 듣고 “돈이 필요하겠구나”라 말한다. 진아는 오랜 세월 자신을 외면한 엄마에게 애증을 느끼며 뒤돌아선다. 

 진아는 링 위에서 점차 성장하고 후반부에는 태수와의 키스와 프로 데뷔전에 생모가 찾아오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해의 뉘앙스를 풍긴다. 영화는 진아 생모의 얼굴 클로즈업으로 끝나는데 마지막 장면을 왜 그렇게 했는지 감독의 메시지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의 개연성과 설득력이 살짝 아쉬웠다. 

 주연배우 ‘임성미’의 역할 분석이 상당히 탁월했는데 그런 면에서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의 ‘이나영’부터 배우 복이 좋다고 느껴졌다. 탈북 후 다른 사회권에서 성장해 가는 한 사람의 좌절과 극복의 여정에 연민과 응원을 보낸다. 영화 말미, ‘태수를 만나서 참 다행이다’와 ‘사선을 넘는 일이 어찌 목숨을 건 스토리만 있겠나, 진아의 생모처럼 화려한 도시와 부의 동경일 수도 있지’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 관객동아리 씨네몽, 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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